자기 비하


한글 파일을 열었다 닫았다 수십차례 .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면 바보라는 거 잘 알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소설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고, 이제 정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리라, 마음 먹었는데도 안 되는 걸 보면 아직 내 안에 상처가 다 치유된 게 아닌가 보다.

하루 열시간 남짓한 근무시간에 재미는 하나도 없고 너무 어렵기만한 '국어'라는 과목을 관심 없는 아이들에게 가르치다 보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다시 생각난다.

구비문학대계에서 풍기던 낡은 책의 향기도 그립고, 김삿갓의 웃긴시도 그립고, 은희경, 신경숙 류의 페미니즘 소설도 그립고...

에고고 -. 잠이나 자야겠다.
꿈 속에선 한글 파일을 가득 매워볼 수 있으려나.
by 비희 | 2007/04/21 00:20 | 생각 | 트랙백 | 덧글(1)
봄날의 로망 ?



4월 17일 - 자전거를 사다.

4월 18일 - 페달에서 발을 뗀 채 반동만을 이용해서 자전거를 움직이다.
               다리에 네 개의 상처가 생기고 팔엔 약간의 근육통이 ... 허리도 약간 아픈 듯.
               그러나 포기는 이른듯 하다.



그리고 오늘 ..

무려 30M의 직선과 농구골대를 돌아 케이군에게로 가서 아주 멋지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해맑게 웃는 케이군! 운동 신경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놀릴 땐 언제고 제법이라며 칭찬 해 주었다.

햇살 내리쬐는 봄날,
하얀색 긴 치마를 나풀거리면서, 하얀색 바구니가 달린 분홍색 자전거를 모는 그런 멋진 풍경을 만들 때 까지,
열심히 달려야지 ..


by 비희 | 2007/04/20 00:20 | 생각 | 트랙백 | 덧글(0)
부부 만담을 사다.


오늘은 케이군과 데이트가 있는 날.
아침 일찍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우리는 만났다.

케이군이 먹고 싶다던 닭고기도 먹었고, 비오는 길을 거닐면서 이야기도 했다.
그렇게 데이트를 즐기던 중 부부만담이 출간 됐다는 사실이 문득 머릿속을 스쳤다.

케이 군의 손을 잡고, 서점으로 향하면서 

나 : 자기야, 내가 말한 작가님 있잖아. 좌백님, 책을 출간하셨다는데 그 책 사러가자.
케이군 : 제목이 뭔데?
나 : 부부만담 .
케이군 : 제목이 왠지 영양가 없는 책 같은데, 김훈 작가님 새책 나왔는데 그 책 사지!!
나 : 진짜 진짜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글이란 말이야!
케이군 : 몰라, 자기 알아서 해.

케이군은 이상하게 내가 좌백님 얘기만 하면 시큰둥했다. 아마도 백림원에 내가 오래전에 남긴
"나는 이 다음에 커서 좌백님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라는 덧글을 보고 한마디 하더니, 그것 때문인 것 같았다.

은근히 유치한 케이군 .. 히힛 -.

어쨌든 부부만담을 사고 포장지를 뜯는 그 순간까지도 케이군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계산을 하고 서점을 나서려 하자,

케이군 : 저기, 자기야 그 책 나 먼저 읽으면 안될까.
나 : !!!!!!!!!!!!!!!!!!

정말 할말이 없었다. 사지 말라 할 땐 언제고 먼저 읽겠다고 들고 가선 벌써 다 읽었단다.
남자가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케이군은 한번씩 보면 정말 딱 일곱살 같다. ^ㅡ^

그런데, 아직 콩깍지가 안 벗겨져서 그런 모습도 좋다.
언제쯤 벗어질려나. 하하핫.

by 비희 | 2007/04/17 00:07 | 생각 | 트랙백 | 덧글(0)
상처 그리고 시작



나는 천덕꾸러기였다.
하고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노력한다고 해서 철 없이 덤볐다간 상처만 입고 돌아서야 한다는 것도 안다.
쓸때없는 피해망상은 이만큼만 해 두기로 하고 ....

오늘 이글루스란 곳에서 블로그를 만들었다.

이 곳을 알게 된지는 그러니까, 내가 좌백 <내가 최초로 좋아한 남자 작가님이시다.> 님 글을 보면서 부터니까 꽤 오래 된 일이다. 그런데 이곳에 다시 온 이유는,

내가 생각해도 아주 단순한 이유이다.  좌백님 글에 덧글을 달고 싶은데, 로그인을 안하면 덧글을 달 수가 없다!
내가 한참 좌백님 이글루스에 놀러 다닐때만 해도 비 로그인 사용자도 덧글을 달 수 있었는데 못 달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한 며칠 동안 조용히 다니다가, 오늘은 용기를 내어서 덧글을 달아보기로 한 것이다. 하하핫 -.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십대 소녀팬이 된 기분이랄까. 설레고, 상쾌한 <?> 느낌!

이렇게 단순하게 빠순이적 감각 <?> 으로 시작한 일인데, 그러니까 그냥 가입만 하고 포스팅 같은 것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순간 나도 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솔직히 말하면 난 글 쓰는데 재능이 없다. 하지만 글 쓰기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래서 부끄러운 과거지만, 한땐 로맨스 작가라는 이름으로 꽤 유명한 웹사이트에서 연재를 한적도 있고, 겁도 없이 삼십만원 <?>
이라는 거액을 받고 출판 계약도 맺었었다. 로맨스 작가라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감히 재미 없는 내글을 돈받고 팔아먹을 생각을 했다는 게 부끄러운 거다.

사실 그땐, 21살 때였으니깐 어려도 너무 어렸다. 철 모르고 한 일이니 나는 그냥 내 스스로 용서를 해 주기로 했다.

자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내가 왜 이 곳에 웅지를 틀었냐하면, 난 이때껏 단 한순간도 마음편히 글을 올린 적이 없다.
비록 재미 없는 글이었지만 몇명의 큰언니<아주머니라 부르기 죄송해서> 펜들에게 감사했고,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있는 곳에다가 글을 올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웹사이트들이 하나 둘 이리저리 분열되기 시작했고, 재능도 없고 비인기작가였던 나는 이리저리 치여서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가족이라, 챙겨 준다고는 했지만 사실 로맨스 작가라는게 그렇다. 본업으로 하자면 자기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힘든 직업.
그러니깐 어린 나를 챙겨주긴 힘든 일이다. 결국 자기 갈곳은 자기가 개척해야 한다는건데!!!

그런데 말이다.
내 갈길 나 스스로 개척하게 놔 두는건 좋다고 치자. 그런데, 왜 내가 어딜 가면 전에 있던 웹사이트에서 씹어대느냐 말이다.
그 동네가 원래 그렇게 좁은 동네라는 건 안다. 그런데 나는 정말로 갈 곳이 없었고, 마음 편하게 글을 쓸 수도 없었고, 사람들 평판에 오들오들 떨어가며 숨죽여야 했고, 전자책 계약제의가 들어왔어도, 사이트 방침상 참아야만 했다.

참 바보같은 일이다. 글을 팔아먹지 못해서 바보 같은 게 아니라, 왜 왜 왜 내가 글을 쓰고 싶다는데, 당신들 더러 읽어달라 한 것도 아닌데, 사람을 괴롭히냐는 거다. 그 이후로 절필 < 머 거대하게 절필까지야 ... > 한 지가 3년 ㅡㅡ

이제 끈적 끈적한 로맨스 어떻게 쓰는지도 까먹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이건 뭘까. 분명히 미련을 버렸다 생각했는데 , 나는 아직도 몇백원씩 들어오는 전자책 인세에 꿈틀 댄다.
심장이 뛰고, 가끔씩 펜이라면서 오는 이 메일에 숨이 멎고 ..... 한번씩 죽이는 스토리라며 머릿속으로 몇시간씩 공상한다.



그래서, 이곳에 왔다.
제길! 까짓거 뭐, 하고 싶은건, 남한테 피해 주는 일 아니라면, 해도 되는 거다!

내 글이 싫으면 읽지 말면 그만인 것을 ...
by 비희 | 2007/04/16 01:53 |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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